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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공예박물관, 올해 26명 기증자에게 공예자료 19,469점 기증받았다

공예분야 이외에 故앙드레김 ‘드로잉’, 김지해 ‘파리 오뜨 꾸뛰르 드레스’ 등 패션분야 컬렉션도 확보

 

인사이트 경북뉴스 송세은 기자 | 서울공예박물관은 11월 11일 오후 3시 '기증 감사의 날'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 총 19,469점의 공예자료를 기증한 26명의 기증자들을 위한 행사로, 대규모 컬렉션 기증자 9명에게는 서울시장 명의의 표창장을 수여하고 ‘기증자의 벽’에 명패를 헌정한다.

 

올해 서울공예박물관은 도자 ·목 ·금속 ·섬유(패션) 등 공예 전 분야를 아우르는 작품들과 아카이브 자료들을 기증받았다. 기증받은 자료들은 장인과 작가들이 긴 시간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완성도 높은 작품들로, 각 시기별 공예작품의 제작 양식, 재료와 기법, 조형적 특성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특히 한국 도예계의 큰 스승인 초석(艸石) 권순형(權純亨, 1929~2017)의 작품 400여 점과 아카이브 자료 등 총 4,471점을 기증받았다. 작가의 차남 권용태씨가 기증한 이 컬렉션은 평가액 59억 원 상당으로, 예술·역사·생활사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 한국 현대공예의 발전사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고(故) 권순형은 한국 현대공예를 대표하는 1세대 작가로서 한국 현대도예의 성립과 발전 과정에 크게 기여했다. 1960년대부터 꾸준히 유약 실험에 매진하여 자신만의 현대적 감각을 더한 색감의 유약을 찾고, 전통적인 형태의 도자기에 유약을 붓질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색이 번지고 흐르는 강렬하고 추상적인 도예작품들을 통해 현대도예의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밖의 주요 기증품으로는 조정현(1940년생, 前 이화여대 교수)의 ‘옹기조사 자료’, 故앙드레김의 의상 드로잉, 김지해의 ‘파리 오뜨 꾸띄르 드레스’ 11벌 등이 포함됐다.

 

올해 도자공예 분야의 기증품으로는 금년 공예가 중 유일하게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에 선정된 조정현(1940년생, 前 이화여대 교수)이 1970년대부터 전국 방방곡곡을 발로 뛰며 연구한 옹기조사 자료와 노경조(1951년생, 前 국민대 교수)가 고려 이후 단절됐던 ‘연리문(여러가지 다른 색의 흙을 섞어서 장식) 기법’을 연구하고 실험했던 자료들, 서국진(1956년생, 가마 오감도 대표)의 연리문 작품 시리즈 등이 있다.

 

목공예 분야는 김덕겸(1941년생, 前 숙명여대 교수)이 한국 전통 목공예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 1970~80년대 국전(대한민국미술전람회), 상공미전(대한민국상공미술전람회) 등에서 수상한 주요 작품과 아카이브를 기증했다.

 

금속공예 분야는 김재영(1946년생, 前 숙명여대 교수), 오원탁(1947년생, 前 서울과학기술대 교수)이 대표작과 아카이브 자료를 기증했고, 섬유공예 분야는 최영자(1945년생, 前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작년에 이어 본인의 ‘국전’ 수상작과 직조작품을 기증했다.

 

패션디자이너 故 앙드레김의 아들 김중도는 2022년 서울공예박물관 특별기획전《의표예,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에 소개된 부친의 의상 드로잉과 디지털 자료를 한국 현대패션 연구에 활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대거 기증했고,

 

패션디자이너 김지해는 프랑스 파리 오뜨 꾸띄르 쇼에 선보였던 한국적인 감성을 담은 드레스 11벌을 일괄 기증했다. 김지해는 세계 패션의 중심 파리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오뜨 꾸띄르(고급 맞춤복) 및 프랑스패션협회 (Federation de la Haute couture et de la mode)'의 초청 디자이너(Guest)로서 한국적인 모티브와 소재(모시, 노방 등)를 활용한 작품을 다수 발표해 주목받았다.

 

한편, 올해는 일반 시민들의 기증도 활발히 이어져 서울공예박물관에서 집중 수집하고 있는 근현대 가구, 희귀 나전칠공예 작품도 대거 수증했다.

 

신상훈·오은송(1959년생) 부부는 조선시대 목가구의 전통을 이으며 한국 현대 목가구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목양 박성삼(1907~1987)의 고급 가구 세트(의걸이장 3건, 삼층장 1건, 화장대 1건)를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아 관리해 오다 일괄 기증했으며,

 

한광희(1940년생)는 대구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시어머니의 1920~30년대 고급 혼수용 가구(의걸이장, 삼층장)와 풍금을 기증했다.

 

또한 정은덕(1947년생)은 일제강점기에 우리 나전칠공예의 우수함을 세계에 알린 수곡 전성규(1880년경~1940) 장인이 1937년 제16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해 입선한 '나전칠 산수문 탁자'를 아낌없이 기증했다.

 

기증 아카이브 자료 중 노경조 작가의 도자 실험 아카이브, 김헌철 작가의 유리공예 색실험 아카이브는 현재 2025년 공예아카이브실 기획전《손으로 빚어낸 팔레트》에 전시하여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총 110분의 기증자가 42,890점이 넘는 자료를 아무런 조건 없이 사회 공동체를 위해 기증해주셨다”며 “앞으로도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살려, 더 많은 시민들이 기증자료를 공유할 수 있도록 감사의 마음을 담아 다양한 연구, 전시, 교육 활동을 활발히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출처 : 서울시]